(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10일 1985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시절 연루된 미국 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에 대해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사실상 최초로 광주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그것을 알리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으로서 '미국이 (당시) 전두환·노태우 씨에 의한 한국군의 이동을 허용했었는가'는 문제를 제기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총리 지명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당 사건과 관련해 '반미주의자'라는 일부 지적이 있다는 데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찬반을 떠나서 우리 동맹국이자 우방,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미국이 어떤 민주주의적 태도를 가졌는지 물은 일이었고, 근본적으로는 광주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리는 데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그 일을 통한 한국과 미국의 각성이 이번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에 따른) '빛의 혁명'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일관되게 한국의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군사 반란 세력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았던 역사적 경험을 축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그러면서 "저는 미국에서 비교적 다양한 공부를 했고, 미국의 가장 훌륭한 수출품이 헌법이라고 보는 사람"이라며 "미국 헌법의 정신이 담긴 형사소송 절차 같은 것에 대해 굉장히 깊은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 중에 미국 헌법의 정신이라든가 형사소송 절차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상당히 참고할 바가 많다"며 "미국,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사들과도 꽤 오래 개인적인 교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본인에 대해 "한국 정치의 주요한 역할이 '주변국이 가장 중시하는 논리에 따라서 대화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며 "총리로서 앞으로 역할을 해 나가는 것은 한미 관계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일정한 기여로 작동하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권이 현재 위기를 헤쳐가는 데 있어 좋은 제안을 주면 그런 걸 초당적으로, 경제와 외교는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잘 받을 마음의 준비를 갖고 청문회에 임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경제 상황과 물가 안정에 관한 질문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현충원 행사 후에 시장을 가고, (이후에도) 물가 문제와 라면값을 제기한 건 우발적인 게 아니며, 직장인들의 점심값 문제가 고통스럽다는 걸 잘 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오늘 내일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준비할 수 있는 물가대책간담회를 열어 토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총리실에 요청했다"며 "후보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에 있어서는 "(청문회를 통해) 아주 소상하고 풍부하게 모든 자료를 갖고 말할 것"이라며 "소상히 말할 기회가 생겨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이 대통령이 주요 공직 후보를 국민이 직접 추천하도록 하는 '국민 추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데 있어서는 "국민주권을 철학으로 하는 이재명 정부에는 매우 당연한 것으로, 민주주의 확대 과정에 비춰볼 때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 분이 될지, 한 분도 못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런 절차를 거치는 게 매우 의미 있다고 (이 대통령은)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에 관해 언급하면서는 이 대통령과 대선 과정에서 '중도 보수론'에 대한 대화를 자주 나눴다면서 "대선이 끝난 뒤에도 민주당 정부가 일관되게 확대해야 할 노선이 아니겠는가, 이 대통령은 전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외부 영입 대부분을 담당하며 중도이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보수에 속했던 권오을·이인기·허은아·김용남·김상욱·이석연 이런 분들을 모셔온 경험이 있다"며 일련의 인사들이 민주당 내에서 진정한 합리적·애국적 보수의 역할을 과감하고 활기차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김 후보자는 "정부는 양당의 정책적 경쟁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공직자로서의 중립을 최대한 잘 지킬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한일관계에 있어서는 "한미관계 내지는 (대미) 관세협상을 풀고 한국 경제 활로를 개척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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