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신약 파트너 '인투셀' IPO 한파 녹일까
오름테라퓨틱·동국생명과학·온코닉테라퓨틱스, 공모가 성적 저조
바이오·의료 신규 벤처투자 회복세에도 IPO 불황…"반전 카드 기대"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개발 파트너사 '인투셀'이 코스닥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항암제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얼어붙은 바이오 분야 기업공개(IPO) 시장을 녹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인투셀은 IPO 절차인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들은 공모 시장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에 기반을 두고 '돈 버는 바이오'를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 대비 19% 줄어든 1만 3000원에 공모가가 결정됐다.
조영제 분야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동국생명과학은 지난 2023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202억 원, 85억 원을 갖추고 있음에도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하단에 비해 29% 낮은 9000원으로 정해졌다.
차세대 치료제 항체단백질분해제접합체(TDC) 후보물질 대형 기술이전에 성공한 오름테라퓨틱 공모가 역시 희망공모가 하단 대비 17% 줄어든 2만 원으로 결정됐다.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투자자의 주요 자금회수 방법 중 하나인 공모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신규 투자 분야가 다시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누적된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액은 8914억 원이다. 전년 연간 신규 투자액 8844억 원 대비 0.8%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12월 투자액 집계를 제외하고도 전년 투자액을 넘어서면서 회복세를 나타냈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바이오 분야 신규 벤처 투자가 위축됐지만 차차 회복하고 있다"면서 "투자를 잘 받는 기업은 자금 유치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다만 VC 업계에서는 IPO를 통한 자금회수가 여전히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 가치에 대해 냉혹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얼어붙고 있는 바이오 IPO 시장을 반전시킬 수 있는 사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바이오와 협력 중인 인투셀 IPO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투셀은 ADC 신약개발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공동 창업자인 박태교 대표이사가 지난 2015년 설립한 ADC 플랫폼 연구개발(R&D) 기업이다. 지난 2023년 12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ADC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ADC 분야 신약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검증 등을 진행하고 있다.
ADC는 암세포에 특이적인 항체에 세포독성이 강한 화학화합물 '페이로드'와 암세포 특이적인 '항체'를 '링커' 접합한 의약품이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암세포를 더 잘 찾아서 제거하는 정밀 유도탄으로 볼 수 있다.
ADC 개발을 위해서는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 기술이 중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항체 쪽 링커는 안정적으로 연결 상태를 유지하고 약물 쪽 링커는 암세포 등 타깃에 도달한 후 적절히 분리돼 페이로드가 정상적으로 약효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에서 항체 링커는 기업 수십 곳이 기술을 개발해 7개 플랫폼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범용 약물 링커는 시젠이 보유한 기술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젠은 2023년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430억 달러(약 62조 원)에 인수한 ADC 전문 기업이다.
인투셀은 약물 링커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인투셀의 핵심 플랫폼 기술인 '오파스'(OHPASTM)는 시젠 기술로 연결할 수 없는 페놀계 약물을 접합할 수 있는 기술이다. 경쟁 플랫폼 대비 약효 지속성, 혈액 내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또 면역세포 독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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