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글리스' 아토피 치료 장기 효과·안전·편의 삼박자[약전약후]
올해 1월 출시…완치 난항 질환에 새 치료 대안
4주 1회 유지요법 긍정적…1차 치료제로 부각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아토피피부염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꼽힌다. 환자들은 극심한 가려움증과 붉은 반점, 물집, 진물과 같은 증상들로 신체적 고통을 겪을 뿐 아니라 밤잠을 설치는 등 정신적 고통까지 겪으며 삶의 질이 낮아진다고 입을 모은다. 환자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십 년까지 증상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는 2023년 기준 약 98만 명이다. 성인 환자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5년간 26% 증가했다.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엡글리스'(성분명 레브리키주맙)가 새 치료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2020년대 이후 생물학적 제제(바이오의약품), JAK 억제제 등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위한 신약들이 출시되며 치료 예후가 이전보다 개선됐다. 다만 질환 특성상 완치가 불가능하며 나이, 면역 등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효과 혹은 부작용이 상이하게 나타나므로 여전히 다양한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엡글리스는 지난해 8월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인터루킨(IL)-13 억제제 계열 약물이다. 올해 1월 국내에 출시됐다.
엡글리스는 성인과 12세·체중 40㎏ 이상 청소년에서 국소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이들 치료제가 권장되지 않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를 적응증으로 보유하고 있다.
엡글리스는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을 통해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 유지요법 시 4주 1회 투여가 가능해 편의성이 높다는 점 등이 확인됐다.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1차 치료 옵션으로 생물학적 제제 계열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엡글리스 출시는 생물학적 제제 계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중 고려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꼽힌다. 환자들은 이러한 치료 옵션 추가로 맞춤형 치료에 대해 기대한다.
엡글리스 임상적 유효성은 세 가지 3상 임상시험(연구명 ADvocate-1·2·ADhere)에서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평가기준(EASI)을 비롯한 다양한 평가지표를 통해 확인됐다.
ADvocate-1 연구 결과 엡글리스 단독요법 유도기간 16주 기준 IGA 0 또는 1 도달률은 43.1%를 나타냈다. 이는 피부가 '깨끗' 또는 '거의 깨끗’한 상태라는 것을 뜻한다. EASI 75 도달률은 58.8%로 위약군 16.2%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EASI에서 숫자는 아토피피부염 병변 범위가 개선된 정도를 의미한다.
엡글리스 52주차 유지요법 이후에는 IGA 0 또는 1 도달률 76.9%, EASI 75 도달률 81.7%로 보고됐다. EASI 90 도달률은 66.4%로 확인됐다.
엡글리스는 이전에 다른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물 교체 시 임상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연구 ADapt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24년 10월 발표된 중간 보고에서 치료가 어려운 얼굴 및 손 피부염을 포함한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긍정적인 최종 결과가 발표되면 엡글리스가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위한 새로운 1차 치료제일 뿐 아니라 기존 생물학적 제제에 미충족 요구가 있던 환자들을 위한 유용한 치료 대안으로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생물학적 제제들과 엡글리스 차이는 작용기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엡글리스는 아토피피부염과 관련해 면역체계에서 우리 몸을 방어하는 단백질 분자인 다양한 사이토카인 중 IL-13을 표적하는 치료제다.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적, 환경적, 면역학적 요인 등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IL-13은 아토피피부염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제2형 염증 주기를 촉진해 피부 장벽 기능 장애, 가려움증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엡글리스는 이러한 아토피피부염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사이토카인인 IL-13에 높은 친화도로 결합해 IL-13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므로 치료제를 선택함에 있어 안전성이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엡글리스 임상 연구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결막염(6.9%), 주사 부위 반응(2.6%), 알레르기 결막염(1.8%), 안구 건조(1.4%)였다. 대부분은 경증 또는 중등증으로 이러한 이상반응은 치료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는 52주 유지요법 후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엡글리스 장기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연구 ADjoin 역시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7~11일 미국에서 열린 미국피부의학회(AAD) 연례회의에서 3년 추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16주 시점에 효과 확인 후 3년까지 유지 투여한 환자의 50%는 EASI 100 또는 IGA 0, 즉 피부 병변의 완전 소실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은 엡글리스를 '국소 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권장되지 않는 중등증 이상의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에 권고한다. 그러면서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중증도를 낮추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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