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문 센터장 "생산성 낮은 韓 금융…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극복해야"
[제 8회 뉴스1 블록체인리더스클럽]"이제는 외환 거래 자유화가 불가피한 시기"
"원화의 국제화로 금융 산업 키워야…비트코인도 전략자산화해야"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금융 산업의 낮은 생산성과 달러 중심의 금융 질서의 재편 가능성이 한국 경제의 두 가지 위기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려면 원화의 국제화, 외환 거래 자유화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석문 프레스토 리서치센터장은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 8회 뉴스1 블록체인리더스클럽에서 '블록체인으로 극복한 한국 경제 위기: 세 가지 대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우선 정 센터장은 한국 경제의 위기 요인 중 하나로 '낮은 생산성'을 지목했다. 금융·보험, 유통, 정보통신 등 내수 산업을 생산성 저하의 주범으로 꼽았다. 특히, 금융 산업의 생산성이 가장 낮다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국가별 리포트에서도 한국 경제에서 들이는 자원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는 산업으로 금융·보험이 꼽혔다.
정 센터장은 그 원인을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봤다. 그는 "정부 개입을 시장 실패 영역으로 최소화하고, 공적자금 관리를 정치적 영향에서 독립된 전문 기관에 위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국 경제의 위기 요인으로는 '글로벌 금융질서 재편'을 꼽았다. 정 센터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달러 중심의 금융 체제는 80년간 지속돼 왔다"며 "오래된 시스템이라 많이 삐그덕거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의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서 미국 GDP(국내총생산)가 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하락했다. 지금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유지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니 무역적자, 재정적자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준까지 올라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위기를 해결할 대안으로 정 센터장은 세 가지를 제안했다. △원화(KRW)의 국제화(외환 거래 자유화) △가상자산-금융 산업 분리 원칙 칠회 △비트코인 전략자산 편입 등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외환 거래를 경상거래만 허용하고, 자본거래는 필요한 경우 신고를 통해야만 가능하다.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것도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모건스탠캐피탈인터내셔널(MSCI)에서 한국은 '선진시장'이 아닌 '신흥시장'으로 분류된다. 정 센터장은 "한국은 MSCI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며 "선진시장에는 총 23개 나라가 있는데, 거기에 속하지 못하고 있다. 신흥시장으로 분류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 체제의 폐쇄성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타개할 대안으로는 원화의 국제화를 들었다. 원화가 국제화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해야 한다고 봤다. 정 센터장은 "한국은 자본통제(Capital Control) 국가로 한국 원화는 전 세계적으로 돌아다닐 수 없는 화폐"라며 "토큰화는 자산의 글로벌 기동력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화를 토큰화하면 곧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정 센터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도구"라며 "(세계 시장에서) 자본통제가 있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보다, 없는 상황에서 발행하는 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외환 규제를 완화해 원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될 수 있게끔 하고, 원화를 통한 무역 결제 등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외에도 가상자산과 금융 산업을 분리해 생각하는 원칙도 철회해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정 센터장은 설명했다.
그는 비디오 대여 기업 블록버스터, 음악 소매 체인 타워레코드 등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한 기업들을 예로 들며, 금융기관도 '토큰화'가 가져올 변화에 적응하는 기관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선 더 이상 가상자산과 금융 산업을 분리해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편입해 비축하는 것도 한국 경제 위기를 타개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지난 4월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은 뒤에도 금과 동시에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안전 자산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1800년대 금본위제를 늦게 도입한 국가들이 산업 발전에서 뒤처졌듯이, 비트코인 전략자산 편입을 지연시키는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개최된 '뉴스1 블록체인 리더스 클럽'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김정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이 참석했다.
또 △이석우 두나무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조영중 고팍스 대표 △김상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대표 △패트릭윤 크립토닷컴 코리아 사장 △김재진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 닥사) 부회장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 및 닥사 관계자도 자리했다.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이봉재 신한은행 고객솔루션 그룹장 △이선용 하나은행 디지털혁신그룹장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 △류창보 오픈블록체인·DID협회 협회장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 △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 △한일현 신한투자증권 플랫폼사업 본부장(상무) 등 가상자산 업계와 협업하는 금융권, 증권 업계 인사도 다수 자리했다.
아울러 △홍석원 해시드 이사 △배태근 네오위즈 대표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 대표 △김탁종 비댁스 대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승현석 카사코리아 CSO 등 블록체인 기술, 게임사, 토큰증권 기업 대표들도 다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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