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선업 지원 준비됐다"…한화 '맞춤형' 대미라인 광폭 행보
해양·방산 전시회에 해외총괄 사장 등 참가해 美 네트워킹 강화
LNG운반선 규제에 한화오션 주목…필리조선소 LNG운반선 수주하나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한화(000880)그룹 방산 대미(對美) 라인이 미국 해양·방산 전시회를 찾아 미국 조선업 부흥에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조선 협력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조 원대로 추정되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및 건조 사업 수주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특히 선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미국산' 선박을 생산할 수 있는 한화 필리조선소가 첫 수주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에 따르면 이달 초 개최된 미국 최대 해양·방산 산업 전시회 'SAS 2025'에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 해외사업총괄 사장과 데이비드 김 한화 필리조선소 대표가 참가했다.
함께 참가한 로저 캠프(Roger Camp) 한화디펜스USA 시니어 디렉터는 "한화는 미국의 조선소 및 해안 인프라 발전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리조선소 등과 함께 미국 정부와 협업하며 조선업 및 해양방산 분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화그룹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구축한 맞춤형 대미 라인이다. 지난해 12월 영입된 쿨터 사장과 캠프 디렉터는 미국 해군 소속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쿨터 사장은 국무부, 국방부는 물론 공화당과도 인연이 깊은 인사다. 데이비드 김 대표는 한화에너지USA홀딩스의 CFO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한 '전략·재무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해 지속해서 한국 조선업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한화 대미 라인도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존 펠란 미 해군장관도 SAS 2025에 참가해 '국가적 비상사태'라며 6주간 미국 버지니아와 미시시피, 필라델피아의 공공 및 민간 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펠란 장관은 지난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한화오션(042660)을 언급했다.
그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여하고 글로벌 방산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비즈니스 미팅 일정을 소화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공들여왔다.
미국 내 로비 정보를 제공하는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지난해 대미로비에 사용한 비용은 391만 달러(약 55억 7000만 원)로 전년 158만 달러보다 147% 증가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한화디펜스USA와 큐셀 아메리카가 합산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28년부터 전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물량의 1%를 미국산 LNG선으로 운송해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필리조선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런 조치로 한화오션이 미국산 LNG운반선을 건조할 기회를 잡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 약 8733만 톤을 수출한 세계 1위 LNG 수출국이다. LNG 수출 물량의 1%만 해도 870만 톤가량이다. 대형 LNG 운반선(큐맥스급)은 한 번에 약 12만 5000톤(26만㎥)을 운반할 수 있다. 한화오션이 설립한 미국법인인 한화해운의 라이언 린치(Ryan Lynch) 부사장은 블룸버그에 2030년까지 5~7척의 미국산 LNG운반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 필리조선소가 2027년까지 7척의 선박을 건조해 인도해야 하는 상태여서 추가 수주가 힘든 상황이다. 또 경험이 없어 당장 LNG운반선을 건조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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