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부터 상비약까지…여행 떠나기 전 챙겨야 할 '건강 준비물'
1세 미만 영유아, 홍역 '가속접종' 꼭 확인해야
영문 처방전 챙기면 현지 병원에서도 약 처방 가능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1일 근로자의 날부터 6일까지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면서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행 전 감염병 정보나 예방접종을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연휴 후 고열·설사 등 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방접종부터 챙겨야 한다. 대부분의 백신은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2주 이상이 걸리므로, 출국 최소 2주 전에는 접종을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일 질병관리청은 "여행지별 감염병 유행 상황을 사전에 확인하고, 목적지에 따라 예방접종, 예방약, 방역물품을 준비해야 한다"며 "특히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 등 비말과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전염력이 매우 높은 감염병이다.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을 동반하다가 홍반성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4~6주 간격으로 추가 접종을 권고한다. 1세 미만 영유아는 출국 전 '가속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황열은 일부 중남미·아프리카 국가 입국 시 예방접종증명서 제출이 요구된다. 최소 출국 10일 전까지 국제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 접종을 마쳐야 하며, 접종이 불가능한 경우 '면제 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말라리아 유행 지역에선 출국 1주 전부터 예방약 복용이 권고된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여행 가기 전 근처의 감염내과를 방문해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며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되는 질환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길거리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뎅기열은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고열과 피부 발진, 근육통을 유발할 수 있다. 현재까지 효과적인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최선이다. 김 교수는 "곤충기피제를 사용하고, 방충망이 설치된 숙소를 선택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콜레라는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통해 전염되며, 감염 시 급성 설사와 탈수 증상을 유발한다. 일부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는 입국 시 콜레라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해 출국 전 확인이 필요하다. 뇌수막구균성 수막염 역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방문 시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A형간염은 특히 동남아, 인도, 중남미 지역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수인성 감염병으로, 자연 항체가 없는 40세 미만은 예방접종을 권장받는다. 감염 시 고열과 함께 황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이 필요하다.
만성질환이 있다면 미리 병원을 방문해 약을 충분히 처방받는 것이 좋다. 영문 진단서나 처방전을 챙기면, 약을 잃어버렸을 때 현지 병원에서 약을 다시 처방받는 데 도움이 된다. 해열제·진통제·소화제·소독약 등 상비약도 함께 챙긴다.
해외에서 복통, 설사, 발열, 발진 등의 증상이 발생했거나 귀국 후 1주일 이내 유사 증상이 나타났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이때는 해외 방문 이력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고,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를 통해 상담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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