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살려달라" 비행기 착륙중 의식잃은 중년…생명 살려낸 승객
박원희 바르게살기운동 여수시협의회 청년회장
- 김동수 기자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OO아빠, 일어나봐…누가 좀 도와주세요."
지난 10일 중국 웨이하이 다수이보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국동방항공 MU2017 여객기 안에서 중년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해 저속으로 활주로를 달리던 그 때, 잠을 자는 줄 알았던 남편 A 씨(50대)가 의식을 잃었던 것.
당황한 A 씨의 아내는 울먹이며 "정신 차려봐, 누가 좀 도와달라"며 소리쳤다. 현장은 승객들이 모두 하차를 준비하던 때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순간 바로 앞좌석에 앉아있던 박원희 씨(48)는 위급상황임을 직감하고 응급 조치에 나섰다.
그는 A 씨가 호흡과 맥박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신체 곳곳을 두드리며 의식을 회복하길 바랐다.
그러나 A 씨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고 곧바로 A 씨의 안전벨트를 풀고 신발을 벗겼다.
가장 뒷좌석에 앉아있던 이들은 좁은 통로를 비집고 넓은 탑승구 앞 쪽으로 A 씨를 옮겼다.
박 씨는 A 씨를 눕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A 씨는 2분 만에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다.
A 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의료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8년 전 친형이 뇌출혈로 쓰러진 경험을 떠올려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매순간 새기고 있다고 했다.
박원희 씨는 "'살려달라'는 외침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무조건 이 사람 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의료 전문가는 아니여서 제 응급처치로 인해 A 씨가 혹시 잘못되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도 며칠 간 있었다"며 "회복하게 돼 정말 다행이다"고 웃었다.
박 씨는 중견기업인 유석철강 호남지사 상무이사로 바르게살기운동 전남 여수시협의회 청년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평소 공공기관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폐소생술 등 안전교육을 받으면서 응급구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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