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서남대 'K문화 성지'로 변한다…전북대 '남원 글로벌캠퍼스' 주목
3개 학과 외국인 유학생 1000명 유치…지역소멸 해법 모델 '주목'
- 임충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전북대가 폐교된 서남대 부지에 조성 중인 '남원 글로벌캠퍼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원 글로벌 캠퍼스'는 말 그대로 외국인을 위한 교육기관이다. 외국 학생의 관심이 큰 K-컬처, K-커머스, K-과학기술 학부를 신설·운영을 통해 이곳을 K문화 성지로 만든다는 것이 전북대의 구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원 글로벌 캠퍼스는 지역소멸과 경제침체라는 위기에 처한 남원의 재도약을 견인하기 위한 국가적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지방 캠퍼스 설립이 아닌 '폐교 지방대를 활용한 지역재생 모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다. 전북대는 내년 글로벌캠퍼스가 개교하면 남원지역 발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전북대에 따르면 남원 글로컬캠퍼스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글로컬커머스학과(연간 100명), 한국어학과(연간 80명), K-엔터테인먼트학과(연간 70명) 등 3개 학과다. 전북대는 장기적으로 1000명 이상의 유학생 유치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이곳 유학생들은 입학 첫해에 한국어 집중 교육과 한국 역사·문화·사회 기초 교과를 이수한 뒤 2학년부터 전공과목 중심의 실무 교육에 참여하게 된다. 각 학과는 한국어 능력과 직업역량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대학 측이 전했다. 졸업 후 지역 정주로까지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다.
K-엔터테인먼트학과는 K-팝을 포함한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생산·유통·기획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콘텐츠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글로컬커머스학과를 통해서는 한국과 자국을 연결하는 무역·물류·마케팅 분야 실무형 인재를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어학과는 통번역, 교육,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활동 가능한 다문화 한국어 전문가 양성을 중점에 두고 있다.
지난 2018년 서남대 폐교는 남원지역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폐교 전까지 남원시 인구는 10만 명을 웃돌았다. 그러나 폐교 이후 8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인구 유출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학생 관련 산업과 소비 인프라가 붕괴하며 연간 약 300억 원의 지방재정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폐교가 곧 지역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던 것이다.
전북대가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남원 글로벌캠퍼스' 조성 사업이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전국에 30여 개 폐교 대학이 있지만 이처럼 체계적인 재생 계획이 수립된 사례는 없었다. 이 때문에 남원 글로컬캠퍼스가 향후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난제 중 하나인 폐교 활용 문제의 선도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이제는 지역의 대학들이 지역의 인재를 제대로 키워 지역에서 일하게 하고, 지역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남원 글로벌캠퍼스가 대학은 물론 지역과의 상생 발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남원시는 작년에 서남대 폐교부지를 매입하고, 현재 전북대와 캠퍼스 관리 전환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리모델링 및 주변 정비, 교육시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대는 올 하반기부터 남원 글로벌 캠퍼스 신입생 모집에 나서 2026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캠퍼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남원 글로벌 캠퍼스는 교육만을 위한 공간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전북대는 유학생들의 지역 내 장기 체류와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정주형 지원 체계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전북도 등 지자체와 연계한 비자 연장이나 지역 기업 연계 취업 프로그램, 주거 지원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학생 유치를 넘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 가겠다는 게 전북대의 구상이다.
양 총장은 "남원 글로컬캠퍼스는 단순한 대학 캠퍼스가 아니라, 글로벌 교육 거점이자 지역 재생의 핵심 인프라"라며 "교육·문화·산업이 융합된 이 캠퍼스가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고, 국가 균형발전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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