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 더 낮추는 이재명·민주당…"자만·방심하면 큰일"
지지율 1위 李 "박빙 예상, 승리가 목표"…박찬대 "언행 유의" 경계령
김문수와 한 자릿수 지지율 격차 여조 등장…"D-18, '이슈 제로' 목표"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로키'(low-key) 기조를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자세를 더 낮추고 있다.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발로 언행 주의보가 내려진 동시에 부동의 지지율 1위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1인 3표'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대통령 선거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분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것이란 게 제 예상"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양 진영의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전날(15일) 기자간담회에서 "백병전에 대비한 긴장과 각오로 민주 진영의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1대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실시된 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 없는 대통령 후보와 당의 핵심 관계자 입에서 나온 발언치고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후보는 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후부터 '로키'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와 당 대표 시절과 달리 이슈로 커질 수 있는 발언이나 공약 등이 전혀 보이지 않는 배경이다.
이슈성 언행이 나오면 바로 대응해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한다. 김문수 의원이 '여성 출산 가산점'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바로 선대위 직책에서 물러나고 이 후보의 지시로 사과문을 재차 게재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까지 김 의원 사례 외에 다른 논란은 찾아볼 수 없다.
한 당 관계자는 "'이슈 제로'가 이번 선거운동의 내부 기조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박찬대 위원장은 공지를 통해 "언행에 각별히 유의하고, (사실이 아닌 보도에) 중심을 잡고 단단하게 선거를 이끌어 가자"고 캠프 구성원 모두에게 당부했다.
민주당이 이렇게 '극도의 조심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대위 지도부 판단처럼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진영 간 결집이 가속하며 박빙 승부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 후보는 김문수 후보·이준석후보와의 삼자대결에서 40% 후반에서 50% 초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도 5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격차가 좁혀지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다.
여론조사공정(주)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7인 중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고 묻자 이재명 후보 45.8%, 김문수 후보 38.8%, 이준석 후보 9.2%라는 결과가 나왔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 격차는 7%포인트(p)에 불과하다.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를 살짝 벗어난 수준이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18일이다. 세 번의 TV토론이 예정돼 있고, 요원해 보이는 보수 후보 단일화도 어느 날 갑자기 성사될 수 있다. 그 사이사이 이슈가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그때마다 지지율은 요동칠 수 있다.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보수진영이 지금 무너지고 있으니까 창피해서 여론조사에 답하지 않는 샤이보수들이 있다"며 "현재 여론조사 결과만 보고 자만하거나 방심했다가는 (민주당이) 큰일 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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