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탈당 尹 "김문수에 힘"…金 "뜻 받들어 대통령 되겠다"(종합2보)
尹 "대선 승리·자유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국힘 떠나"
金 "尹 뜻 존중, 탈당 사전 조율 없었다…재판 잘 받길"
- 박기범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광주=뉴스1) 박기범 박기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은 17일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며 자진 탈당을 선언하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며 그 뜻을 받들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신 당원 동지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존속될 것이냐, 붕괴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제가 대선 승리를 김문수 후보 본인 못지않게 열망하는 것도 이번 대선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 없이는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도 국민 행복도 안보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길지 않은 정치 인생을 함께하고 저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동지 여러분께서는 자유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을 더욱 뜨겁게 끌어안아 주시기를 바란다. 각자의 입장을 넘어 더 큰 하나가 되어 주시기를 바란다"며 "그것만이 나라와 국민을 지키고 미래세대에 자유와 번영을 물려 줄 수 있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제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며 "이번 선거는 전체주의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이번 대선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난 겨울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뜨거운 열정을 함께 나누고 확인한 국민 여러분, 청년 여러분,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주십시오.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주십시오"라며 "여러분의 한 표 한 표는 이 나라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고 번영을 이루는 길"이라고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저는 여러분과 늘 함께하겠다.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 절대 잊지 않겠다"며 "거듭거듭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탈당에 대해 "그 뜻을 존중한다"며 "그 뜻을 잘 받들어서 당이 더 단합하고 혁신해 국민의 뜻에 맞는 당으로, 그런 선거운동으로 그런 대통령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대통령께서 재판을 잘 받으시고, 건강도 잘 유지하시길 바란다"라고도 윤 전 대통령에게 안부인사를 전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이번 출당과 관련해 당과의 사전 조율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 사전 조율 여부를 묻는 말엔 "없다"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긴밀하게 협의가 됐다면 조금 더 매끄럽게 될 수 있었지만, 윤 전 대통령과 당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게 당과 지지자를 위해 가장 나은 것이라고 결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거취는 대선 레이스 시작 이후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였다. 구 여권에서는 중도층 외연 확장과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진정성을 위해 윤 전 대통령 탈당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일각에서는 '출당' 조치를 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이어졌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식적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권고하며 위헌 결정을 받은 당원의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을 시사하며 윤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특히 김 비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날 여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환영하며 이를 계기로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김문수 후보로 힘을 집중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경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공동선대위원장인 나경원·안철수 의원은 일제히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한다. 이제는 정말 하나로 뭉쳐야 한다"(안철수) "대의를 위한 결단, 그 뜻을 존중한다.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주십시오"(나경원)라고 강조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분골쇄신해 이재명 민주당과의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대위 합류에 거리를 두는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을 비롯해 △계엄 반대(탄핵에 대한 입장 선회) △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 '선 긋기' 등 자신이 제안한 3가지 조건을 김 후보가 수용할 것을 촉구하며 윤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결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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