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5호선서 방금 탈출…뒤칸서 사람들 엄청나게 몰려왔다" 극도의 공포 토로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일부 구간 운행이 잠시 중단됐다 재개된 가운데 불이 난 지하철에서 탈출한 시민의 후기가 전해졌다.
31일 소방 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쯤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를 지나는 열차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오전 9시 15분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호선 화재 지하철에서 방금 탈출했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시민 A 씨는 재에 검게 그을린 마스크 사진을 찍어 올리며 "제일 앞 칸에 앉아서 가고 있는데 뒤 칸에서 사람들이 '불났어요!' 하면서 엄청나게 몰려서 달려오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지하철 긴급 정차하고 까만 연기가 뒤 칸에서 막 몰려와서 (사람들이) '문 열어! 빨리 문 열어!' 하고 여자들은 울고. 이러다 질식사하는구나 싶은 공포가 몰려왔다"며 "문 열려서 철로로 뛰어내려 다음 역까지 달렸다. 빨리 출근해야 하는데 택시가 안 잡힌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병원부터 가시길" "정말 무서웠겠다" "다친 사람 없길 바란다" "나였어도 눈물 줄줄 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 45분쯤 방화 용의자로 짐작되는 60대 추정 남성 A 씨를 여의나루역에서 현행범 체포했다.
A 씨는 열차 내에서 토치와 휘발유를 이용해 방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는 현장에서 소화기로 자체 진화했다. 소방 당국은 차량 26대와 인력 99명을 동원했다.
이 화재로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터널을 통해 대피했다. 80대 남성은 연기를 흡입해 보라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외 17명의 승객이 호흡 곤란과 연기 흡입 증상을 보였다.
화재 발생 후 하남 마천 방면 하행선 열차는 여의도역과 애오개역 사이 운행이 중단됐지만 복구가 완료돼 전 구간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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