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로건·키움 푸이그·롯데 반즈…“이들을 어찌할꼬” 구단의 고민
[프로야구인사이트] 에이스 기대했던 NC 로건, 제구 불안에 부진
키움 푸이그는 부진에 부상 겹쳐…'4년차' 롯데 반즈도 적신호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프로야구에선 팀당 세 명씩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강력한 에이스와 홈런 타자를 영입할 수 있다면 팀 전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외인이 성공할 수는 없다. 부상이나 적응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외인은 있기 마련이다. 각 팀이 시즌 전 외인 스카우트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개막 한 달이 넘어선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도 팀별 외인의 활약상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직 '퇴출'의 철퇴를 맞은 이는 없지만, 입지가 불안해 보이는 외인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즌을 살펴보면,2023년엔 한화 이글스의 버치 스미스가 단 한 경기만 뛰고 부상으로 '1호 퇴출'의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시즌엔 SSG 랜더스의 로버트 더거가 부진을 이어간 끝에 가장 먼저 짐을 쌌다.
빠른 '결단'을 내린 두 팀은 오히려 성공적으로 대체 외인을 영입했다는 평을 받았다. 스미스 대신 데려온 리카르도 산체스, 더거를 대신한 드류 앤더슨 모두 대체 선수로 활약 후 다음 시즌 재계약까지 성공했다.
올 시즌 '퇴출 1호'의 불명예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가장 먼저 결단을 내리고 빠른 외인 교체로 분위기 쇄신을 노릴 팀은 어딜까.
가장 위험해 보이는 이는 NC 다이노스의 로건 앨런(28)이다. 2023년 에릭 페디, 2024년 카일 하트 등 2년 연속 리그를 평정한 에이스를 영입하고 '빅리그 역수출' 사례를 만들었던 NC는 시즌 전 로건과 100만 달러(옵션 포함) 계약을 하며 또 다른 '신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로건은 스프링캠프부터 구속이 제대로 오르지 않아 불안감을 안겼다. 개막 이후엔 4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불안감을 지우는 듯 했지만 이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로건은 지난달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2이닝 4피안타 4사사구 6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같은 달 23일 LG 트윈스전에선 4⅓이닝 5피안타 5사사구 1실점, 4월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5이닝 7피안타 4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5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됐고 아직 KBO리그에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4.79로 기대했던 '에이스'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구위를 앞세워 삼진은 많이 잡아내고 있는데, 문제는 제구력이 들쑥날쑥하다는 점이다. 6이닝 이상을 투구했던 첫 4경기에선 그나마 안정적이었는데, 최근 3경기에선 볼넷과 몸 맞는 공 등이 잦다. 이에 투구 수가 늘어나고 무리한 승부로 안타를 맞는 경우도 많아졌다.
제구가 하루아침에 극복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NC로서도 빠른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더구나 NC는 올 시즌 국내 선발도 아직 확실히 정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외인 활약이 매우 중요한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교체 카드가 마련된 이후에야 실제 교체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3년 만에 돌아온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5·키움 히어로즈)도 기대치 이하의 성적으로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2022년 키움에서 0.277의 타율과 21홈런 73타점 등을 기록했던 푸이그는 3년 만에 다시 키움에 왔다.
개막 초반까지만 해도 불방망이를 뽐내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했는데, 4월 들어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4월 19경기에서 0.167(72타수 12안타)에 2홈런 8타점에 그쳤고, 시즌 타율도 0.217까지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어깨 부위 경미한 부상까지 당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4일 KT 위즈전에서 열흘 만에 돌아왔지만 예전의 기량에 한참 못 미친다.
푸이그는 2022년에도 초반 부진하다가 여름 이후 살아난 바 있다. 키움은 아직까지 그의 반등을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올 시즌 가뜩이나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키움으로선 외인의 활약상이 매우 중요하다.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 등 두 명의 외인 타자를 영입했던 키움의 승부수도 엇나가는 모양새다.
4년 차 '장수 외인' 찰리 반즈(30·롯데 자이언츠)도 불안하다. 지난 3시즌 간 안정적인 투구로 팀 에이스 노릇을 했는데, 팀이 잘 나가는 올 시즌엔 그의 활약이 쭈그러 들었다.
그는 현재까지 8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하고 있다. 8번의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3번이었는데, 반대로 5실점 이상의 대량 실점도 4번이나 있었다.
아직 더 지켜볼 여지가 있지만, 롯데는 최근 상승 곡선을 그리며 정상까지 노리고 있다.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못 했던 롯데로선 반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줄 외인을 영입할 수 있다면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새로 영입한 외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은 7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데이비슨과 '원투 펀치'를 이룰 확실한 외인이 있다면 롯데로선 망설일 이유가 없다.
한편 SSG와 LG 트윈스는 각각 '일시 대체 외인'을 영입했다. SSG는 외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 LG는 외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SSG는 라이언 맥브룸, LG는 코엔 윈을 '알바 외인'으로 영입했는데, 이들의 활약상과 더불어 기존 외인의 부상 회복 상황 등에 따라 '완전 교체'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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