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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증명해야 할 김혜성…"마이너 출발, 최악의 상황은 아냐"

도쿄행 불발…송재우 위원 "새 타격폼 적응이 우선"
"차별화된 강점 필요…주루·좌타자 등 이점 살려야"

빅리그 첫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게 된 김혜성(LA 다저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김혜성(26·LA 다저스)이 미국 무대 첫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한다. 아쉬운 시작이지만, 그래도 '최악'은 아니다.

다저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김혜성을 포함한 7명의 선수를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시켰다"면서 "김혜성에게 마이너리그 옵션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오는 18~19일 시카고 컵스와 일본 도쿄에서 개막 2연전을 치른다. 이에 다른 팀들보다 일찍 시범경기를 종료하고 엔트리를 정했다.

메이저리그 엔트리는 26명으로 구성되지만 '도쿄 시리즈'에 나서는 다저스는 부상 등 변수에 대비해 31명이 일본으로 향한다. 다시 말해 김혜성은 26인 엔트리는 물론 추가 5명과의 경쟁에서도 밀렸다는 이야기다.

김혜성은 지난 1월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는데, 이 계약엔 '마이너 거부권'이 포함되지 않았다. 구단이 김혜성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2016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던 김현수(LG 트윈스)의 경우 첫 시즌부터 마이너 거부권이 포함된 계약을 했고, 이로 인해 개막전을 빅리그에서 맞을 수 있었다. 홈팬들의 야유, 감독의 외면 등 고충도 있었지만 꾸준히 출장 기회를 받으며 적응해 갔다.

반대로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던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은 2년 차에 마이너 거부권이 포함돼 있었다. 그는 '서울시리즈' 31인 명단에 포함됐으나 26인 엔트리에선 빠졌고 첫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만 보냈다.

김혜성(LA 다저스). ⓒ 로이터=뉴스1

앞선 두 사례와 비교해 보면 김혜성의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개막 로스터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는데 시범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로 향하게 됐다.

하지만 최악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도쿄까지 먼 길을 떠났다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26인 엔트리에서도 제외되는 것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김혜성은 현재 타격폼을 바꾼 뒤 적응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도쿄에 가서 벤치에만 앉아있는 것보다는 미국에 남아 바뀐 타격폼에 익숙해지는 게 훨씬 낫다"고 짚었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기존 타격폼으로는 빅리그 무대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보고 수정을 요구했고, 김혜성은 이를 받아들였다. 시범경기에서 곧장 결과를 도출하진 못했지만 다저스는 김혜성의 이런 태도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송 위원은 "냉정하게 보면 김헤성의 계약 자체가 전적으로 구단 우호적"이라며 "계약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데, 그 팀이 MLB 최고 '부자 구단'인 다저스다. 다저스 입장에선 김혜성이 빅리그에 오지 못해도 큰 데미지가 없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이어 "결국 김혜성을 영입한 것은 주루 능력과 기존 2루수 자원(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와 달리 좌타자라는 것을 높게 본 것"이라며 "김혜성이 이 부분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다저스는 김혜성을 영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해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했다. 이에 김혜성의 주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다저스는 또 다른 대안도 고려하고 있었다.

김혜성(LA 다저스). ⓒ AFP=뉴스1

당장 주전 중견수로 생각했던 베테랑 토미 에드먼을 2루수로 다시 불러들였고, 중견수엔 앤디 파헤스와 제임스 아웃맨 등의 경쟁을 붙였다. 김혜성이 빠져도 그 자리를 메울 선수들이 차고 넘치는 전력이다.

쉽지 않은 경쟁 체제다. 그래도 김혜성이 주포지션인 2루수에 유격수, 중견수까지 무리 없이 소화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시즌은 길고 부상과 부진 등의 변수가 언제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김혜성에게도 기회가 있다.

물론 그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것은 선수 몫이다.

송 위원은 "메이저리그에서 공백이 생겼을 때 곧장 생각날 수 있을 정도로, 마이너리그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주루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출루가 선행돼야 한다. 언제든 빈틈을 파고 들어갈 수 있게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starburyny@e0dp.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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