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비판' 하버드대 러 과학자, 美비자 취소로 본국 추방 위기
개구리 배아 생물 무단반입 혐의로 공항서 체포·구금…형사 기소
2022년 러 반전 시위 참여 후 망명성 출국…러 송환 시 박해 가능성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강경 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국에 개구리 배아 샘플을 들여오려던 러시아 출신 과학자가 밀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NN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검찰은 14일(현지시간) 크세니아 페트로바(31)를 밀수 혐의로 형사 기소했다.
검찰은 고소장에서 페트로바가 "미세 원심분리기 내 개구리 배아를 포함한 신고되지 않은 생물학적 표본을 부정적이고 고의적으로 들여왔다"고 주장했다.
페트로바의 변호사는 이번 기소에 대해 "그녀를 범죄자처럼 보이게 해 추방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밀수 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은 15일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 또는 최대 25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페트로바는 러시아 국적의 생물학자로, 하버드대학교에서 노화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프랑스 방문 중 얻은 개구리 배아 샘플을 미국으로 반입하려다가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페트로바는 개구리 배아가 화학적으로 고정돼 무생물 상태이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즉석에서 페트로바의 비자를 취소했고 결국 루이지애나의 한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이날 버몬트주 연방지방법원에서는 페트로바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 관련 심리가 열렸다. 페트로바는 형사 소송과는 별개로 미 세관의 구금 및 비자 취소가 부당하다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날 정부 측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페트로바를 러시아로 추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트로바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며 시위에 참가한 전적이 있어 러시아로 돌아가면 정부의 탄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과학 기관과 대학교를 상대로 지원을 끊는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사건은 특히 큰 주목을 끌었다. 이날 심리를 참관한 하버드 대학교 유학생 레오 게르덴은 "법정의 좌석이 페트로바를 지지하는 학생들과 교수진으로 가득 찼다"며 "(이 사건으로) 사람들은 미국에 올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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